그림과 함께하는 묵상

아이는 애착을 통해 세상을 그려갑니다(글: 김동국 / 그림: 김윤정)

드림지기 2022. 4. 23. 22:55

얼마 전 갓 100일 지난 조카를 보고 왔습니다.

어찌 그리 사랑스럽던지요.

반나절 그저 쳐다만 봐도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100일 된 아기가 할 줄 아는 건 딱히 없어요.

분유를 먹고 뿌~하고 뱉는 것,

뒤집으려고 용쓰다 ‘뽕~’하고 방귀를 끼는 것,

배고프거나 엉덩이가 불편할 때 ‘으앙'하고 우는 정도입니다.

거의 모든 것을 부모가 해줘야만 합니다.

 

이토록 연약한 아기에게 하나님이 주신 본능이 하나 었어요.

우린 그것을 ‘애착'이라고 부릅니다.

애착이란 태어나면서부터 누군가에게 찰싹 달라붙어서 의존하려는 본능입니다.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기에, 누군가에게 의존해야만 하지요.

 

문제는 아무에게나 찰싹 달라붙거나 의존하지는 않는다는 거예요.

애착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정의내린 학자는 볼비(Bowlby)입니다.

그가 내린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특정 대상과 형성하는 강하고 지속적인 정서적 유대

 

아기는 특정 대상에게 찰싹 달라붙으려 합니다.

아기는 특정 대상에게 모든 것을 내어맡기고 의존합니다.

엄마입니다.

 

아기는 도움을 요청하려 신호를 보냅니다.

그들의 신호는 주로 ‘울음'입니다.

울면서 도움을 요청하죠.

그때 특정 대상인 엄마와 아빠가 즉각적으로 반응하면,

또, 울 때마다 일관적으로 대처해준다면,

아기의 마음에는 차곡차곡 신뢰가 쌓여갑니다.

아기는 생각하죠.

“엄마가 날 사랑하는 게 확실해. 내가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나를 도와주거든.”

“나는 사랑받을 가치가 충분히 있어. 날 보는 엄마, 아빠 눈빛만 봐도 알아.”

 

이렇게 차곡차곡 쌓인 애착의 경험들은

자라는 아이들의 내면에 지도를 하나 만들어요.

‘인생지도'입니다.

‘난 사랑받을 존재'라는 자존감이 형성되고,

‘사람은 믿을 만하다'상대에 대한 안정감과 신뢰감이 쌓이고,

‘세상은 도전해볼 만해'라는 도전정신도 싹틉니다.

심지어, 하나님을 향한 믿음도 굳게 가질 수 있습니다.

 

이번 주간 읽은 책에서 인상 깊은 대목이 있었어요.

허약하게 태어나서 어릴 정성스런 돌봄과 사랑을 받은 아이가

성인이 되어 세상을 더욱 잘 살아낼 수 있다는 겁니다.

반면, 어릴 적 순하고 착해서 그저 내버려두며 키운 아이가

성인이 되어 세상을 힘겨워하는 모습이 많더라는 거죠.

왜 그럴까요?

약하다는 이유로 차곡차곡 애착의 경험을 쌓아주었기 때문입니다.

강하다는 이유로 애착의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죠.

 

지금, 우리 아이들을 꼬옥 안아주세요.

애착의 경험들을 제공해주세요.

사랑의 말,

사랑의 눈빛,

사랑의 스킨십이 차곡차곡 쌓이면,

세상을 향한 긍정적인 지도가 만들어 질테니까요.

 

기억하세요.

아이는 애착을 통해 세상을 그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