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함께하는 묵상

유형기, 뿌리의 깊이가 높이를 결정한다(글: 김동국 / 그림: 김윤정)

드림지기 2022. 5. 7. 21:50

우종영 씨는 <나는 나무에게서 인생을 배웠다>에서

나무에게 유형기가 참으로 중요하다고 알려줍니다.

그는 유형기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어떤 고난이 닥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시기, 뿌리에 온 힘을 쏟는 어린 시절

 

유형기는 위로 자라는 시기가 아닙니다.

아래로 자라는 시기입니다.

나무는 유형기 동안 바깥 세상과 상관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을 벌입니다.

따뜻한 햇볕이 아무리 유혹해도,

주변 나무들이 보란 듯이 쑥쑥 자라나도,

결코 하늘을 향해 몸집을 키우지 않습니다.

이 시기에 딱 한 가지를 합니다.

땅속 어딘가에 있을 물길을 찾아 더 깊이 뿌리를 내릴 뿐입니다.

어둡고 길기만 한 땅속에서 길을 트고 자리를 잡는 동안

실타래처럼 가는 뿌리는 어느덧 튼튼하게 골격을 만듭니다.

 

그저 유형기만 보냈을 뿐인데

어느새 웬만한 가뭄은 너끈히 이겨낼 정도의 근성을 갖춥니다.

나무마다 유형기 기간은 다르지만, 평균 5년 정도라고 합니다.

뿌리의 깊이가 높이를 결정한다

 

이 유명한 말처럼, 유형기를 잘 보낸 나무는

어느 순간부터 위를 향해 자랍니다.

제너럴 셔먼 트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입니다.

미국 세콰이어 국립공원에 있지요.

지름이 11미터, 둘레는 무려 31미터, 높이는 85미터입니다.

이 거대한 나무가 위로만 자라려 애썼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작은 잎이 만들어 낸 영양분을 위로 자라는데 쓰기 전,

오직 뿌리를 키우는 데 사용한다고 해요.

 

우리는 저마다 높이 올라가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뿌리가 빈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반짝 스타들이 하루 아침에 무너지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유형기를 제대로 보내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높은 건물일수록 기초공사에 공들여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롯데월드타워입니다.

123층, 건물높이 555미터입니다.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입니다.

이 건물을 짓기 위해 시공사 롯데건설은

세계에서 4번째로 큰 규모의 기초공사를 했다고 합니다.

우선 단단한 암반층이 필요했다고 합니다.

건설사는 호상편마암이 나올 때까지 깊이 땅을 팠습니다.

단단한 암석에 철근을 박고 콘크리트를 부어야 튼튼할 테니까요.

 

롯데월드타워의 무게는 67만톤입니다.

한 사람의 몸무게를 65kg이라고 가정할 때,

서울 시민 전체의 몸무게를 합친 무게입니다.

이 무게를 견디가 위해 4,200톤의 철근을 박았습니다.

8만톤에 달하는 고강도 콘크리트를 투입했습니다.

이때 사용된 레미콘만 5,300여 대인데

일렬로 세우면 잠실에서 오산까지라고 합니다.

미래를 장담할 수 없으나, 공사 관계자들은 확신한대요.

롯데월드타워가 절대 붕괴될 수 없다고 말이죠.

 

높은 건물 하나를 짓는데도 이 만큼의 기초공사를 하더군요.

그렇다면,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자녀를 양육할 땐 어떨까요?

부모는 자녀인생을 위해 기초공사를 해야 합니다.

나무가 유형기를 통해 어느 정도의 가뭄을 이겨낼 수 있듯이,

인생의 풍파를 견뎌낼 기초공사를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애착을 형성해주세요.

애착이라는 말은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다'라는 의미입니다.

사람은 신기합니다.

혼자서 성장할 수 없는 상태로 태어나 자랍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찰싹 달라붙으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부모, 교사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러나 평생 부모가 도와줄 수 없지요.

애착이야말로 단단한 암석에 박은 철근 아닐까요?

 

이어, 성품을 교육해야 합니다.

단단한 암석에 철근을 박았다면, 이제 콘크리트를 부어야 합니다.

베드로는 하나님의 성품 여덟 가지를 소개합니다.

믿음, 덕, 지식, 절제, 인내, 경건, 형제우애, 사랑(벧후1:4-7)

 

아이는 힘들 때 엄마에게 찰싹 달라 붙어요.

그게 애착입니다.

그렇다고 평생 엄마에게만 달라붙어 안정을 느낀 순 없어요.

그래서 성품을 훈련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성품으로 험한 세상 살아낼 수 있도록이요.

 

우리가 애착을 형성시키고,

나아가 홀로 견뎌내고 자랄 수 있는 성품을 교육하면,

어느새 아이는 위로 자라기 시작할거예요.

신기하게도 뿌리가 깊으면 깊을수록 쑤욱쑤욱 성장할겁니다.

기억하세요.

뿌리의 깊이가 높이를 결정합니다.